호모 루조넨시스(Homo luzonen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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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루조넨시스(Homo luzonensis) - 발견과정

작성일2019.09.25

발견과정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카가얀 지방(Cagayan province)에 위치한 페냐블랑카(Peñablanca) 자치구는 방대한 넓이의 산림보호 구역과 약 300여 개의 동굴을 지닌 곳이다. 그 가운데 칼라오 동굴(Callao Cave)은 현지인들이 예배당으로 사용되며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광관지였다. 그러나 칼라오 동굴의 다른 방은 관광객들이 모르는 수 만 년이 비밀이 숨겨져 있다.

확대 ▲ 그림 2.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에서 북쪽으로 약 500km 떨어진 카가얀 지방(Cagayan province)에 위치한 페냐블랑카(Peñablanca) 자치구는 방대한 넓이의 산림보호 구역과 약 300여 개의 동굴을 지닌 곳이다. 그 가운데 칼라오 동굴(Callao Cave)은 현지인들이 예배당으로 사용되며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광광지다.

칼라오 동굴은 1979년 초부터 필리핀 국립 박물관의 주도로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인 화석 유적지이기도 하다. 호모 루조넨시스의 주요 연구자인 아르망 살바도르 미자레스(Armand Salvador Mijares) 교수도 2003년 박사학위 논문을 위해 칼라오 동굴 발굴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그러나 칼라오 동굴은 보통 2m 이상 발굴되지 않았고, 국립 박물관 연구팀이 이례적으로 7.5m 깊이까지 파내려간 적도 있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미자레스는 교수는 인도네시아에서 새로운 호미닌 호모 플로레시엔시스가 발견되자 칼라오 동굴로 돌아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그는 2007년 국립 박물관이 이전에 팠던 구덩이를 더 깊이 파기 시작했다. 미자레스는 프랑스, 호주의 다국적 팀과 함께 2007년부터 매년 6주 동안 칼라오 동굴 근처에 캠프를 설치했다. 그들은 동굴로 가기 위해 매일 배를 타고 강을 건너고, 동굴로 이어지는 200여개의 계단을 올라갔다. 그리고 하루에 8시간 동안 참호 안에 앉아서 막대기와 붓으로 표면을 긁어내며 유물을 찾았다.

발굴이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발굴팀은 흥미로운 유골을 발견했다. 그것은 약 67,000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호미닌의 중족골, 즉 발가락 뼈였다. 연구팀이 발굴을 시작한 칼라오 동굴 입구에 쌓인 동물 뼈들은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시기의 것으로 260만에서 11,700년 전까지의 시간이 축적된 곳이었다. 호주 국립대의 동물 고고학자인 필립 파이퍼(Philip Piper) 교수는 동굴에서 발견한 동물 유물의 목록을 작성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 “(일을 시작하기 시작한) 둘째 날 동물 뼈들을 보고 있었는데, 그 속에서 인간의 중족골 발견했습니다.” 파이퍼는 예상치 못한 발뼈를 보고 즉시 미자레스를 불렀다. “오 세상에, 인간의 뼈가 여기 있어요!”

확대 ▲ 그림 3. 호모 루조넨시스의 중족골. 호미닌 화석에서 구부러진 손가락과 발가락뼈는 나무 오르기에 적합한 ‘원시적primitive 특성’으로 보통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종에서 관찰된다. 호모 루조넨시스의 구부러진 발가락뼈는 이 종에게 나무 오르기가 중요한 활동이었음을 암시한다.

파이퍼와 미자레스의 연구팀은 2010년 이 발뼈(제3 중족골)에 대한 논문(New evidence for a 67,000-year-old human presence at Callao Cave, Luzon, Philippines>)을 에 발표했다. 발뼈는 화석의 방사성 원소 우라늄의 양을 기준으로 67,000년 전의 것이었으며, 이것은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인간의 유골이었다. 그러나 2010년 논문은 누가 그 발로 걸었는지는 다루지는 않았다. 그 뼈가 '호모 사피엔스'에 속하는지 아니면 우리 속의 다른 종에 속하는지는 미스터리였다. 파이퍼는 “우리는 그 당시 그것이 인간인 것 외에는 아무것도 몰랐다”라고 말했다.

미자레스는 2011년과 2015년에 칼라오 동굴로 돌아와 더 많은 유물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2011년 발뼈가 발견된 장소에서 대퇴골, 발가락 뼈 2개, 손가락 뼈 2개, 이빨 6개를 2015년에는 어금니를 발견하며 총 3개체의 유골을 확인했다. 그들의 분석에 따르면 유물은 지금까지 알려진 다른 호미닌 화석과는 다르며 아마도 호모 속의 또 다른 종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았다. 미자레스 교수와 파리 자연사박물관, 호주국립대 교수팀 등 공동연구팀은 연구자들은 이 화석종을 화석이 발견된 루존섬의 이름을 따서 '호모 루조넨시스(Homo luzonensis)'라고 명명하고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확대 ▲ 그림 4. <네이처>는 'Out of Asia'라는 제목으로 호모 루조넨시스의 이빨을 표지로 실었다. 네이처는 표지에 ‘아시아 밖으로’라는 제목을 달며 아시아에서 나온 이 화석이 인류의 역사를 새롭게 쓸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호모 루조넨시스는 다른 호미닌 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신체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특징들이 독특하게 조합되면서 호모 루조넨시스만의 독특한 모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치아는 단순하고 작았지만, 팔다리의 뼈는 초기 호미닌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뼈와 더 비슷하다. 작은 치아는 우리와 같은 현생인류(호모 사피엔스)의 ‘파생적(derived) 특성’과 비슷한 것이며, 구부러진 손가락과 발뼈는 나무 오르기에 적합한 ‘원시적(primitive) 특성’으로 보통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종에서 관찰된다. 결국 하나의 종에 약 200만 년에서 300만 년의 차이가 나는 인류의 특성이 담겨 있는 것이다.


확대 ▲ 그림 5. 칼라오 동굴의 발굴 모습

루존 섬은 상당한 규모의 땅이며 본토와 잘 격리되어 있다. 이로 인해 동식물의 상당 부분이 섬 고유의 것으로 나타났다. 루존 섬은 상당한 규모의 땅이며 본토와 잘 격리되어 있다. 이로 인해 동식물의 상당 부분이 섬 고유의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이곳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며 진화하는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대륙의 관련 종들과 유전적으로 다르다.


이것은 특히 연구원들이 호모 루조넨시스가 지금까지 알려진 호미닌종과 다르다고 믿는 이유다. 이전까지 필리핀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 유적은 팔라완 섬(Palawan island)의 타본 동굴(Tabon Cave)에서 발견된 “타본맨(Tabon Man)”이라고 불리는 화석으로, 호모 사피엔스로 분류되었다. 타본맨은 3만년에서 4만 년 전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적어도 67,000년 전에 살았던 호모 루조넨시스는 현재 필리핀에서 존재했던 가장 오래된 인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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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발견과정
화석의 특징들
루조넨시스를 둘러싼 논쟁들
발굴의 의의